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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수상자 발표

제목 제6회 박상륭상 발표 : 정영훈 / 희곡 <혼령처럼>
작성일자 2024-01-23

제6회 박상륭상 발표 : 정영훈 / 희곡 <혼령처럼>










수상자 : 정영훈




수상자 약력 

    1974년 서울에서 났다. 희곡 몇 편을 겨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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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회 박상륭상 심사 총평







2023년 11월 20일까지 접수된 원고는 시 111명, 단편소설 29명, 장편소설 48명, 희곡 18명, 평론 및 논문 3명 등 총 209명이었다. 예년보다 약간 많은 분이 응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을 확 사로잡는 원고는 매우 적었다. 장르 불문, 응모자들 나름의 글쓰기가 어떤 보이지 않는 한계선에 못 미쳐 스스로 기운을 잃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한 인상은 소설에서 가장 크게 느껴졌다. 소설 쓰기에 대한 반성적 소설 쓰기(일종의 메타 소설) 및 개인적 사연과 시대 상황과의 불화, 범죄 소설로 분류될 만한 유형의 작품들이 눈에 띄었는데, 주제 의식의 선명함에도 불구하고 소재적 요소가 소설적 구성을 견인해내지 못한 채 뼈대만 드러내는 측면이 강했다. 소설 쓰기라는 행위 자체가 다분히 기술적이고 표면적인 스토리나 장면 나열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훈련된 문장으로 서사의 밀도를 부추기기보다는 사실 설명에 급급하느라 심급이 흐트러지면서 상투구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설이 지금 시대에 어떤 방식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진부한 의문만 짙어졌다. 소설이 소설이라는 낢은 관념 속에 갇혀있다고나 할까. 소설 쓰는 사람이라면 새삼 천착해봐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다. 




응모자가 가장 많았던 시는 대체로 평이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시적 표현력을 갖춘 작품들이 많았던 만큼, 본 상의 취지에 걸맞을 법한 우열 수준을 가늠하는 게 의외로 간단했다. 요는, 기술적 역량이 상향 평준화된 것 이상의 새로운 시적 추구가 눈에 띄지 않았다는 거다. 잘 세팅된 요리들이 잔뜩 깔려있으나 맛은 딱히 별다를 게 없는 식탁을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전반적으로 한번 읽고 나서 다시 곱씹게 되는 작품이 드물었다. 그 중에서 <(비)인간 공동체>와 <과수원(외 19편>이 최종 거론됐다.




<(비)인간 공동체>는 한권의 장시집이라 일컬을 만했다. 분량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그랬다. 천체물리학 이론을 변용하여 현대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되묻고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시조 형식을 차용한 것도 나름 신선하게 볼 수 있었고, 거대한 사유의 그물을 펼치는 산문시의 파괴력도 상당 수준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약간 촌스럽고 형식적이라는 의견과 익히 알려진 과학적 지식을 시적으로 변용하는 데 그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독자적인 야심과 깊이가 더욱 광활한 시적 영토를 개척하게 되기를 기원한다.




<과수원(외 19편)>은 단아한 듯 미묘한 리듬 체계와 또 그만큼 현묘해 보이는 풍경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아트무비의 롤 필름을 보는 듯한 우아미도 느껴졌는데, 풍성하게 풀어놓을 땐 외려 앙상해지고 단출하게 마름질할 때 외려 풍부해지는 이미지들의 다각적인 도약이 매력적이었다. 읽는 맛과 보는 맛, 상상하는 맛을 음미하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독자적이고도 인상적인 개성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총체적으로 사로잡는 힘이 잘 안 느껴졌다. 




비평 및 논문은 기존 박상륭의 연구와 차별화되는 지점 및 독자적인 시각을 찾아보기 힘들어 수상권에서 언급할 만한 작품이 없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희곡 응모자는 예년의 두 배가 넘었다. 작품의 수준도 나쁘지 않았다. 잘 읽히고 재미있는 작품이 많았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도 흥미로울 만한 작품들이었다. 일단, 읽는 재미라는 측면에서 그랬다. 하지만, 희곡은 연극만의 고유한 특징과 본질을 간파하고 습득한 상태에서 무대에 올려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그 점에 초점을 맞췄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에 남은 게 <혼령처럼>이었다. 




1952년 부산에서 극단 ‘신협’이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공연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당시 번역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토대로 연출과 배우들이 연극을 만드는 과정을 담고 있는데, 현재에는 잘 안 쓰이는 한국어 고유의 구어체가 질박하고 맛깔스럽게 전개되고 있었다. 내용 불문, 대사의 가락과 장단에만 귀 기울여도 잘 보존된 창극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국의 17세기와 한국의 당대, 그 첨예한 시간적 공간적 차이에서 셰익스피어의 인물들을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의 고뇌와 사적인 사연들이 덩실덩실 춤추고 있었다. 만만치 않은 분량을 배역들 입말의 힘으로 이끌어가는 공력이 대단하다 여겼다. 연극적 공간과 특성을 아울러 형상화된 무대 구성과 배우들의 혼란스러운 들고낢이 인상적인 동시에 다소 어수선한 게 흠이라 여겨졌으나, 그것은 결국 이 작품이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 판단했다. 결국, 운영회의 내부 만장일치가 이뤄졌다. 무엇보다도 구성진 입말 구사라는 측면에서 박상륭 고유의 세계에 맞춤하다 여겼다면 사족일 것이나, 그 어떤 점 보다도 귀한 장점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영훈 작가의 수상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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