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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결과 >역대 수상자

역대 수상자 발표

제목 제5회 박상륭상 발표 : 김한규 / 시 <완보동물> 외 23편
작성일자 2023-01-19

제5회 박상륭상 발표 : 김한규 / 시 <완보동물> 외 23편







▶ 수상자 : 김한규



▶ 수상자 약력



1960년 경남 하동에서 났다. 부모는 무일푼으로 월남하여 지리산 기슭에서 화전을 일구었다고 한다. 상고를 나와 코피 터지는 노동을 이기지 못하고 어렵사리 미술 교사가 될 수 있는 대학을 갔다. 갔으나 지독한 80년대를 비켜서지 못하고 감옥을 살았다. 민중문학과 노동문학의 가치를 믿다가 쓰고 버리는 일자리를 찾아 떠돌았다. 2017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 『일어날 일은 일어났다』를 냈다. <부마항쟁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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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박상륭상 심사 경위







2022년 11월 20일까지 접수된 응모자는 소설(장단편 포함) 72, 시 77. 평론 1, 희곡 16 등 총 163명 166편이었다. 시와 소설을 같이 응모하거나 장편소설을 여러 편 투고한 분도 있었다.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질적으로는 딱히 풍요롭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솔직할 것 같다. 더 넓고 다각적인 시선이 필요하다 여겨 한유주 소설가가 운영회의에 새롭게 참여했다는 사실 밝힌다. 







소설

소설은 아무리 살펴도 눈여겨 볼만한 작품이 없었다. 작년과 비슷하게 고만고만했다는 단견을 때려 박고 싶진 않았으나, 실제로 그럴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전체적으로 소설이 앞으로, 더이상 어떤 형식, 어떤 주제로 흘러 가야 될 지, 혹은 가야 하는 게 옳은지에 대한 검토와 자각의 시간이 마련된 것 말고는 별 소득이 없었다고 밝혀야겠다. 그럼에도 그 시간조차 별 의미가 없었다. 영상과 멀티버스의 세계가 서사의 지형도를 바꿔놓은 것에 대한 문제의식은 새로울 것도, 문제적이지도 않다. 21세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설왕설래하던 것들을 새삼 되씹는 것도 곤혹스러운 절차였다. 



소설은 그냥 소설이다. 그리고 문학은 그냥 문학이다. 변하고 바뀌고 하는 문제들은 창작하는 자의 몫이 아니다. 소설의 변화, 세계의 변화, 삶의 방식과 태도와 일상의 변화, 그리고 언어와 습생의 변화는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백 년 혹은 백 년 전부터 소설을 쓰다 죽었다. 소설에 무슨 절대 형식, 절대 가치가 있다는 소린 아니다. 그럼에도 어떤 작품은 그 존재 자체로 절대적이고 무한한 것이다. 이 상은 박상륭상이다. 더 말 않겠다.





희곡

희곡을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싶다는 운영회의 내부의 의견은 지속적이다. 희곡 응모자가 늘어나 반가웠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다 ‘일정 수준 이상’을 뚫고 나가지 못했다. 앞서 소설은 그냥 소설이라고 말했거니와, 희곡은 희곡 나름의 생명과 운치가 있다. 희곡은 무대에 올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무대는 그저 대사 위주로 나열되는 서사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사람의 몸이 지닌 실제적인 생동감과 그로 인한 물리적 무대의 음각과 공기를 놓쳐선 안된다. 희곡이 소설을 따라 할 수도, 영화를 베낄 수도 없다. 만약 그럴 거면 소설이나 영화보다 더 ‘희곡적’으로 독자적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대동소이한 문제점을 지닌 개별 작품을 언급할 만할 게 별로 없어 많이 유감이다.






남는 건 시였다. 응모자도 많고 전체적인 수준도 높았다. 마지막 테이블에 올려진 세 명도 시였다. 다른 장르에서 난감해진 눈이 절로 시에 향하게 됐다. 장르에 대한 색안경을 벗고서도 대체로 우수했다. 소설이나 희곡이 못하는 걸 시가 다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곤혹스럽기도 반갑기도 했다. 시는 언술 행위인 동시에 일상적 언술을 깨뜨리는 행위, 라는 기본 전제마저 넘어선 시들이 많았다. 미지근했던 심사 열기가 막판에 달떴다. <녹, 외>와 <죽음의 한 연구2, 외>와 <완보동물, 외>가 그렇게 싸웠다. <죽음의 한 연구2, 외>가 제일 먼저 탈락했다. 표절 시비가 있었던 모 작가의 인용문에서 심사위원 대부분이 감점을 매겼다. 인간의 눈은 간사하기 마련이다. 트집거리가 생긴 거다. 안 보여도 될 감상성이 그때 눈에 띄었다. 만장일치로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최종

마지막 남은 두 분은 누굴 선정해도 이의가 없을 상황이었다. 최종적으로 <완보동물, 외>에 의기투합한 건 정교하고도 실험적인 통사구조의 자유로운 운용 능력을 높이 산 때문이다. 감정도 심상도, 심지어는 감각마저 다른 차원으로 변용하여 냉혹할 정도로 건조하고 치밀한 언어로 꾸며내는 구성력이 일품이었다. 보통 솜씨가 아니었다. 한국 시에서 볼 수 없었던 ‘조직력’이라는 평도 나왔다. 호흡도 리듬도 탄탄했다. <녹, 외>가 가진 솔직하고 엄혹한 감성보다 한 수 위라 여겼다. 전체 시 응모자가 기존 수상자들의 시적 모험을 표피적으로 흉내 내려는 것 같다는 1차 심사에서의 우려를 말끔히 벗겨내고 있었다. 반복건대, 시도 그냥 시일 뿐, 시를 흉내 낸 걸 시라 우길 순 없을 것이다. 또 반복건대, 이 상은 박상륭상이다. 그 이름값에 누가 되지 않을 거라는 최종 평가가 있었다. 수상자를 확인하고 나선 문학의 나이는 문학 자체가 스스로 규정한다, 는 새삼스런 자각을 하게 됐다. 수상하신 김한규 시인께 축하와 감사 인사드린다.   









박상륭상 운영회의 : 강정 김진석 김진수 배수아 한유주 함성호 (감사: 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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